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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Write down2

계단 십여 년 전 일이다. 첫 직장을 다니며 퇴근 후 취미로 바이올린 교습소를 다니고 있었다. 보급형 바이올린을 싸게 구입한 나는 매주 목요일마다 회사에 바이올린을 들고 출근했다. 그 날은 개인 노트북도 챙겨야 했던 날이었는데, 등에는 바이올린을 메고 있었고 오른손에는 노트북, 왼손에는 쇼핑백을 들고 있었다. 여느 목요일과 다를 바 없이 퇴근 후 교습이 있는 날이었고, 양손 가득 든 짐이 거추장스러웠지만 금요일 휴가를 내 둔 상태였기에 어떻게든 짐을 챙겨서 퇴근했어야 했다. 한 시간 레슨이 끝나고, 나는 들고 온 짐을 그대로 챙겨 나가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다음 시간 수강생이 있었기 때문에 더 조바심이 났다. 왔던 그대로 바이올린을 둘러 메 등에 받치고, 오른손에는 노트북을 들고 왼손에는 쇼핑백을 들었다... 2020. 2. 10.
무제 후읍, 후읍.산소 공급 장치에서 옅은 바람이 세어 나왔다. 제이는 공급 장치 버튼을 눌러 입 안으로 공기를 밀어 넣었다. 마치 음식물을 섭취하듯 행위를 두세 번 반복했다.기도를 지난 공기가 폐부로 스며드는 것이 느껴졌다. 제이는 눈을 감았다. 숨을 쉬는 것이 버겁다. 인간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호흡을 하는데, 자신은 모방하듯 그것을 따라 해야 했다. 무수히 많은 날들을 연습하고, 또 연습해도 자연스럽지가 않았다.장치를 만지작거리는 손 끝에 짜증스러움이 감돌았다.- 지잉.문이 열리고, 가운을 챙겨 입은 아버지가 지팡이에 의지해 안으로 들어왔다."제이."아버지의 다정한 목소리에 즉각 반응했다. 제이는 장치를 책상 위에 내려놓으며 몸을 돌렸다."오셨어요."자연스럽게 그를 맞았다. "산소 공급 장치는 없어도 되.. 2020.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