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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tyle/Book Review

[북리뷰] 디어 에번 핸슨

by 슈리릭 2019.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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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디어 에번 핸슨
  • 작가: 밸 에미치, 스티븐 레번슨, 벤지 파섹, 저스틴 폴
  • 출판사: 현대문학

 

처음 책을 읽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13 Reasons Why (루머의 루머의 루머)"가 생각났다.

좀 가벼운 버전의 루루루 라고 해야하나. 물론 나는 루루루가 훨씬 좋았다.

 

디어 에번 핸슨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에번 핸슨은 상담치료를 받고 있는 고등학생이다.

상담치료 숙제로 받은 자신에게 편지 쓰기를 하던 중, 코너 머피에게 편지를 빼앗기게 되면서 소설이 전개되어 간다.

그리고 얼마 후, 코너 머피는 자살을 한다.

 

코너 머피의 유품 중 발견된 에번의 편지로 상황은 점점 엉뚱하게 번져 가는데,

작중 에번은 주고받은 이메일을 조작해 코너와 자신이 친구였다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눈덩이처럼 커져버린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을 낳게 되고,

코너 프로젝트를 출범해 모금까지 하게 된다.

 

물론 에번은 계속해 고민을 하고, 진실을 밝히려 하지만 번번이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데,

나는 이 감정에 크게 공감할 수 없었다.

누구나 모른척 하는 외톨이였던 에번이 코너의 자살과 함께 그에 대한 연설을 하게 되면서 학교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해지는데, 그게 썩 유쾌하게 다가오진 않았다.

성장과 희망의 서사이고,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교훈을 주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하기엔 모자란 부분이 너무나 많았다.

 

 

86p

그와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한 학교에 다녔다. 그는 어쩌다 한 번 씩 한참 동안 자취를 감추었다. 우리가 친구나 뭐 그런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는 우리 그룹, 우리 반, 우리 학년의 일원이었다.

 

226p

고립, 자격지심, 외로움. 하지만 내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그들이 무슨 수로 알 수 있을까? 내가 죽은 다음에야 내가 살아 있었다는 걸 알아차린 사람들이.

 

231p

“모두가 소중한 존재라는 것. 그게 그가 우리 모두에게 남긴 선물이죠. 다만…….”
이게 가장 끔찍한 부분이다. 이 얼마나 불공평한 일인가.
“우리도 그 선물을 그에게 줄 수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억지스러운 상황들과 억지스러운 희망, 감동, 성장이 불유쾌했다.

더구나 거짓말이 들통난 상황이 너무 어영부영 마무리되는 느낌이었다.

물론 코너 머피의 부모님이 일을 크게 안 만들려 했던 것 같지만, 그렇다 해도 죽은 아들의 친구라 거짓말을 하고 프로젝트를 출범해 모금까지 한 사람을 보고 화가 날 거 같은데... 참 공감하기 어려웠다.

 

끌어온 서사에서 코너 머피의 부모가 에번 핸슨을 아들처럼 아끼는 장면이 더러 나오긴 했지만,

그 장면들만으로 거짓말을 덮기에는 납득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솔직히 말하면 잘 읽히지 않는 글이었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 다 읽는 편인데 중도하차를 하고 싶을 만큼.

아니면 이제는 내가 희망적인 서사와 감동적인 글에서 벗어나 염세적인 글을 선호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더 나아가, 번역 소설을 보는 것에 조금 지쳤다고 해야하나.

나중에는 좀 더 나아질 수는 있겠지만 당분간은 번역소설은 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번역소설은 보더라도 미국 특유의 하이틴 문학은 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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